절연 — 접지를 끊어야 할 때
한 줄 요약 — 절연은 접지 루프를 끊고 사람을 지킵니다. 신호가 지나갈 길은 남기고 전류가 지나갈 길만 끊는 것이라, 반드시 무언가를 대가로 냅니다.
왜 끊나
이유가 셋인데, 셋 다 이유가 다릅니다.
| 왜 | 무엇이 문제 | 안 끊으면 |
|---|---|---|
| 안전 | 사람이 회로에 닿아 있음 | 감전 |
| 접지 루프 | 두 접지의 전위가 다름 | 순환 전류가 잡음이 됨 |
| 전위차 | 측정점이 고전압에 떠 있음 | 입력이 파괴됨 |
접지 루프 — 12장이 계속 말한 것
두 장비를 신호선으로 잇고 둘 다 접지에 물리면 고리가 생깁니다 (12-03).
두 접지 사이에 전위차 (대개 mV~수 V, 60 Hz)가 있으면, 그 전압이 신호선의 접지 쪽에 걸려 신호와 구분이 안 됩니다.
V_noise전압 (noise)voltage (noise)VV_g게이트 전압gate voltageVZ_gnd임피던스 (gnd)impedance (gnd)ΩZ_shield임피던스 (shield)impedance (shield)Ω절연하면 고리가 열려 순환 전류가 0 이 됩니다. 차동 입력차동 신호 differential signaling두 선의 차이로 신호를 실어, 두 선에 똑같이 들어온 간섭은 빼서 지워 버리는 방식입니다.자세히 보기 →이 CMRR 로 줄이는 것과 달리, 절연은 경로 자체를 없앱니다.
세 가지 방식
광 절연 (optocoupler)
LED 와 포토트랜지스터를 마주 보게 둡니다.
- 장점: 싸다, DC 부터 됨, 절연 내압이 높다 (2.5~7.5 kV)
- 단점: 느리다, CTR 이 온도·수명에 따라 변한다, 전류를 먹는다
⚠️ CTR(current transfer ratio) 은 LED 전류 대비 출력 전류의 비인데, 초기 편차가 ±50 % 이고 수명에 따라 절반으로 줄어듭니다(LED 열화). 그래서 아날로그 신호를 옵토로 직접 보내면 안 됩니다 — 디지털이나 되먹임 구조로 씁니다.
용량성 절연 (capacitive)
작은 커패시터를 사이에 두고 고주파로 변조해 보냅니다.
- 장점: 빠르다 (150 Mbps), 전류를 적게 먹는다, 수명 열화가 없다
- 단점: 공통모드 과도(CMTI) 에 약할 수 있다, 절연 내압이 광보다 낮은 편
자기 절연 (magnetic)
칩 안의 작은 변압기(코일)로 보냅니다.
- 장점: 빠르다, CMTI 가 아주 높다 (100 kV/µs)
- 단점: 외부 자기장에 영향, 비싸다
| 광 | 용량성 | 자기 | |
|---|---|---|---|
| 속도 | 1 Mbps | 150 Mbps | 150 Mbps |
| 소비 전류 | 5~20 mA | 1~5 mA | 2~10 mA |
| 수명 열화 | 있음 (CTR) | 없음 | 없음 |
| CMTI | 25 kV/µs | 50 kV/µs | 100 kV/µs |
| 값 | 싸다 | 중간 | 비쌈 |
아날로그를 그대로 보내는 절연 증폭기(AMC1301 등)는 안쪽에서 ΔΣ 변조 → 절연 장벽 → 바깥에서 복조를 합니다. 즉 디지털로 바꿔 보냅니다.
★ 절연하면 전원은 어떻게 하나
여기가 절연 설계에서 가장 자주 막히는 곳입니다.
신호를 절연했는데 전원을 공유하면 접지가 다시 이어져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 방법 | 얻는 것 | 잃는 것 |
|---|---|---|
| 절연 DC-DC 모듈 | 간단, 검증됨 | 값, 스위칭 잡음 |
| 푸시풀 + 변압기 | 싸다 | 설계 부담 |
| 전지 | 잡음 0 | 교체, 용량 |
| 신호선에서 전력 수확 | 배선 하나 | 수십 µW 뿐 |
⚠️ 절연 DC-DC 의 스위칭 잡음이 절연으로 얻은 것을 도로 까먹는 일이 흔합니다. 100 kHz~2 MHz 의 리플이 절연 장벽의 기생 용량(수 pF)을 타고 넘어옵니다. 그래서 저잡음 절연 전원은 스펙에
Y-capacitance를 적어 둡니다 — 작을수록 좋습니다.
⚖️ 트레이드오프
1. 절연 = 대역폭·정확도·전력의 대가
| 절연 없음 | 절연 | |
|---|---|---|
| 대역폭 | GHz | 수십 kHz ~ 수 MHz |
| 옵셋 | µV | mV 급 |
| 게인 오차 | 0.01 % | 0.5 % |
| 소비 전력 | ~0 | 양쪽에 각각 |
| 값 | ~0 | 부품값 + 전원 |
절연 증폭기의 정확도는 일반 OP앰프보다 두 자릿수 나쁩니다. 그래서 정확도가 필요한 증폭은 절연 앞에서 하고, 절연은 이미 커진 신호를 넘기는 데만 씁니다.
2. 어디서 끊나
★ 디지털로 바꾼 뒤에 끊는 것이 거의 항상 낫습니다. 아날로그를 넘기면 절연 부품의 옵셋·게인 오차가 신호에 그대로 얹히지만, 디지털은 비트가 넘어갈 뿐이라 오차가 0 입니다.
이 자료의 전극 프론트엔드가 그 구조입니다 (18-02).
3. 누설 전류 — 안전의 핵심
절연 장벽에도 기생 용량이 있어 교류 누설이 흐릅니다.
C_iso분리 정전용량isolation capacitanceFf주파수frequencyHzI_leak누설 전류leakage currentAV전압voltageV220 V·60 Hz, 장벽 용량 10 pF 이면
mu이동도mobilitym²/V·s| 규격 | 환자 접촉 허용 누설 |
|---|---|
| IEC 60601-1 BF형 | 100 µA (정상) / 500 µA (단일 고장) |
| CF형 (심장 직접) | 10 µA / 50 µA |
CF 등급은 10 µA 입니다. 위 계산의 12배밖에 여유가 없고, 케이블 용량까지 더하면 금세 넘습니다. 그래서 의료 기기는 장벽 용량 자체를 스펙으로 봅니다.
⚠️ 이 문서는 원리를 설명할 뿐, 의료기기 안전 설계는 규격과 인증 기관을 따라야 합니다. IEC 60601-1 의 연면거리·공간거리·이중 절연 요구는 여기서 다루지 않습니다.
🔌 실제 쓰임새
절연이 필요한지 판단하기
- 사람이 회로에 전기적으로 닿는가? → 필요합니다. 규격을 따르세요.
- 두 접지의 전위차가 있는가? (다른 콘센트, 긴 케이블, 모터가 있는 장비) → 대개 필요합니다.
- 측정점이 고전압에 떠 있는가? (배터리 스택 상단, 하이사이드 전류) → 필요합니다.
- 셋 다 아니라면 → 차동 입력으로 충분합니다. 절연은 비싸고 정확도를 깎습니다.
기판 배치
- 절연 장벽 아래로 구리를 하나도 두지 않습니다 — 접지면도, 배선도.
- 장벽을 가로지르는 배선은 최단으로 직각 — 나란히 가면 용량이 늘어납니다.
- 절연 폭은 규격이 정합니다 (연면거리·공간거리).
안 되는 것
절연은 EMI 를 막지 않습니다. 두 쪽 모두 각자 EMI 를 받고, 오히려 절연된 쪽은 접지가 떠 있어 더 취약할 수도 있습니다. 차폐와 필터는 따로 필요합니다 (12-06).
⚠️ 이상과 실제의 차이
| 이상 | 실제 | 왜 |
|---|---|---|
| 절연하면 완전히 끊긴다 | 수 pF 로 이어져 있다 | 장벽에도 용량이 있음 |
| 신호 절연이면 끝 | 전원도 절연해야 | 안 하면 접지가 다시 이어짐 |
| 옵토는 아날로그도 된다 | CTR 이 ±50 %, 수명에 절반 | LED 열화 |
| 절연 = 잡음 해결 | 절연 전원이 잡음을 새로 만듦 | 스위칭 리플 |
| 절연하면 EMI 도 막힘 | 안 막힘 | 다른 문제 |
| 절연 증폭기도 OP앰프급 | 정확도 두 자릿수 나쁨 | 변조·복조 과정 |
시뮬레이션으로 확인
# examples/12-noise-si/ground-loop.yaml
meta:
name: 접지 루프와 절연 장벽
lesson: docs/12-noise-si/10-isolation.md
note: |
두 접지 사이의 60 Hz 전위차(VG 1 V)가 절연된 쪽으로 얼마나
넘어오는지 봅니다. RTN 이 절연된 쪽의 접지입니다.
RISO 를 밀어 보세요 — 이것이 절연 장벽의 저항입니다.
1 Ω 접지가 이어진 상태. RTN 이 VG 를 그대로 받습니다 (0 dB).
1 GΩ 절연된 상태. 60 Hz 에서 약 −48 dB.
★ 완전히 0 이 되지는 않습니다. 저항을 아무리 키워도 기생 용량
CISO(10 pF)가 남아 있고, 60 Hz 에서 그 임피던스는 265 MΩ 입니다.
**저항 경로는 끊을 수 있어도 용량 경로는 못 끊습니다** — 그것이
누설 전류이고, 의료기기에서 µA 단위로 관리하는 대상입니다.
주파수를 올려 보면 더 잘 넘어옵니다 (Z_C = 1/2πfC).
components:
- {ref: VG, type: vac, value: 1, label: 두 접지의 전위차 (60 Hz)}
- {ref: RISO, type: r, value: 1, label: 절연 장벽 — 밀어 보세요, sweep: {min: 1, max: 1G}}
- {ref: CISO, type: c, value: 10p, label: 장벽 기생 용량 — 이건 못 없앱니다}
- {ref: RTIE, type: r, value: 1MEG, label: 절연된 쪽이 국부 접지에 남긴 경로}
nets:
FAR: [VG.p, RISO.1, CISO.1]
RTN: [RISO.2, CISO.2, RTIE.1]
GND: [VG.n, RTIE.2]
analyses:
- {type: ac, sweep: dec, points: 20, fstart: 10, fstop: 100k}
expect:
# RISO = 1 Ω — 접지가 이어진 상태. 1 MΩ 대 1 Ω 이라 거의 그대로 실립니다.
- {measure: gain_db, node: RTN, at: 60, analysis: ac, value: 0, tol: 0.5}돌려 보면 RISO 가 1 Ω 일 때 RTN(절연된 쪽 접지)이 접지 잡음을 그대로 받습니다 — 0 dB. 신호가 1 mV 라면 잡음이 1 V 이니 SNR 이 −60 dB 입니다.
RISO 를 1 GΩ 로 밀면 −48 dB 로 떨어집니다. 250배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0 이 되지는 않습니다. 남은 것은 CISO 10 pF 를 타고 넘어오는 성분입니다.
Z_C컬렉터 임피던스collector impedanceΩ1 GΩ 를 아무리 키워도 이 265 MΩ 가 병렬로 남아 있어 더는 안 좋아집니다. 주파수를 올리면 오히려 더 넘어옵니다.
이것이 절연의 본질입니다. 저항 경로는 끊을 수 있어도 용량 경로는 못 끊습니다. 그래서 규격이 누설 전류를 µA 단위로 관리하고, 저잡음 절연 전원이 Y-capacitance 를 스펙에 적습니다.
연습문제
문제 1. 심전도 장비(CF형, 누설 10 µA)를 설계합니다. 220 V 60 Hz 환경에서 허용되는 최대 장벽 용량은?
풀이
C정전용량capacitanceFf주파수frequencyHzI전류currentAV전압voltageVC정전용량capacitanceF여유를 보면 훨씬 작아야 합니다:
| 항목 | 용량 |
|---|---|
| 절연 소자 자체 | 1~3 pF |
| 절연 DC-DC (Y-cap) | 5~50 pF ← 대개 여기가 지배 |
| 기판 배선 | 1~5 pF |
| 케이블·차폐 | 수십 pF |
절연 DC-DC 가 지배합니다. 의료용 절연 DC-DC 는 Y-capacitance 를 5 pF 이하로 스펙하는 것들이 있고, 값이 몇 배 비쌉니다. 그 값을 왜 내는지가 이 계산에 있습니다.
또 121 pF 은 정상 상태 한계입니다. 단일 고장(예: 접지선 단선) 상태에서도 50 µA 를 넘으면 안 되므로 실제 설계 여유는 더 작습니다.
문제 2. 절연 증폭기(게인 오차 0.5 %)와 절연 ADC(디지털 절연) 중 어느 것을 쓰겠습니까? 16비트 정확도가 필요합니다.
exercises/12-10-isolation-choice.yaml풀이
절연 ADC 입니다. 절연 증폭기로는 16비트가 불가능합니다.
절연 증폭기의 게인 오차만으로 7.6비트입니다. 16비트를 쓸 이유가 없습니다.
교정하면? 게인 오차는 2점 교정으로 지워집니다. 그런데 남는 것이 있습니다.
| 항목 | 교정으로 |
|---|---|
| 게인 오차 0.5 % | ✅ 지워짐 |
| 게인 드리프트 (수십 ppm/°C) | ❌ |
| 비선형성 (0.01~0.1 %) | △ 다점 교정 필요 |
| 절연 부품의 잡음 | ❌ |
디지털 절연은 이 모든 것이 0 입니다 — 비트가 넘어갈 뿐이니까요.
구조:
전극 → 저잡음 증폭 → 16비트 ADC → [절연 장벽: SPI] → MCU
└── 절연된 쪽, 절연 전원 필요 ──┘대가: 절연된 쪽에 ADC 를 돌릴 전원이 필요하고, 그 전원의 스위칭 잡음이 ADC 옆에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절연 전원과 ADC 사이의 필터링이 중요해집니다 (8-06).
문제 3. 절연했는데 잡음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무엇을 의심하겠습니까?
exercises/12-10-isolation-noise.yaml풀이
순서대로 봅니다.
① 절연 전원의 스위칭 잡음 — 가장 흔합니다.
절연 DC-DC 의 100 kHz~2 MHz 리플이 장벽 용량을 타고 양쪽을 오갑니다. 확인: 오실로스코프로 그 주파수 성분을 찾습니다. 대책은 LC 필터와 댐핑.
② 절연된 쪽 접지가 떠 있어 안테나가 됨
접지를 끊었으니 그쪽 회로 전체가 정전기적으로 뜬 상태입니다. 주변 전기장에 그대로 결합합니다.
대책: 절연된 쪽에도 국소 접지면을 두고, 필요하면 본체와 수백 pF 로 약하게 이어 고주파만 잡습니다 (누설 규격 안에서).
③ 옵토의 CTR 변동이 게인 잡음으로
아날로그 신호를 옵토로 직접 보냈다면 CTR 의 온도·전류 의존이 그대로 진폭 변조가 됩니다.
④ 절연이 필요 없었는데 넣은 경우
접지 전위차가 원래 작았다면, 절연으로 얻은 것보다 절연 전원이 새로 만든 잡음이 큽니다. 차동 입력만으로 충분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배울 것: 절연은 접지 루프를 끊지만 잡음원을 하나 새로 들여옵니다(절연 전원). 순이득이 있는지 재 보고 넣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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