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을 정하는 순서

한 줄 요약 — 저항·커패시터 값은 하나씩 고르는 것이 아니라 비를 먼저, 절대값을 나중에 정합니다. 그리고 절대값을 정하는 것은 언제나 잡음·전류·기생 용량 셋의 줄다리기입니다.


값이 정해지는 순서는 회로도를 그리는 순서와 다릅니다

회로도는 신호가 흐르는 순서로 그리지만, 값은 제약이 센 곳부터 정합니다.

1. 못 바꾸는 것을 적는다신호원 임피던스, 전원 전압, ADC 입력 — 남이 정한 것2. 비를 정한다이득, 분압비, 필터 차단 — 사양이 직접 정하는 것3. 절대값을 정한다잡음·전류·기생 용량의 줄다리기. 여기가 진짜 설계4. E 계열로 반올림어긋나도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을 가른다5. 정격·온도계수 확인타지 않는지, 드리프트가 예산 안인지

3번을 건너뛰고 “적당한 값”을 쓰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1 kΩ 과 100 kΩ 은 비가 같아도 완전히 다른 회로입니다.


2단계 — 비는 사양이 직접 줍니다

정할 것비를 주는 것
이득Rf/RgR_f/R_g — 신호 크기와 ADC 풀스케일
분압비R2/(R1+R2)R_2/(R_1+R_2) — 입력 범위와 기준전압
필터 fcf_cRCRC 곱 — 신호 대역과 샘플링률
히스테리시스 폭R1/R2R_1/R_2 — 잡음 크기

여기에는 자유도가 없습니다. 계산하면 나옵니다. 판단이 필요한 것은 다음 단계입니다.


★ 3단계 — 절대값을 정하는 세 힘

같은 비를 만드는 조합은 무한합니다. 무엇이 고르게 하는가.

값을 작게 하면값을 크게 하면
열잡음열잡음 thermal noise모든 저항이 온도 때문에 내는 피할 수 없는 잡음으로, 측정의 바닥을 정합니다.en=4kBTRe_n = \sqrt{4k_BTR}자세히 보기 → ↓ (R\sqrt{R})소비 전류 ↓
기생 용량의 영향 ↓ (대역 ↑)신호원 부하 ↓ (로딩로딩 loading뒷단이 앞단에서 전류를 끌어가면서 신호가 줄어드는 현상으로, 고임피던스 신호원에서 특히 심합니다.자세히 보기 → 감소)
누설 전류 오차 ↓소자 출력 전류 부담 ↓
소비 전류 ↑열잡음 ↑, 대역 ↓, 누설 오차 ↑

세 힘이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당깁니다. 그래서 중간 어딘가에 답이 있고, 그 중간을 계산으로 찾는 것이 이 문서의 전부입니다.

저항의 실전 범위

자리범위왜
OP앰프 귀환1 k ~ 100 kΩ아래는 전류, 위는 잡음·기생 용량
분압 (고임피던스 입력)10 k ~ 1 MΩ위로 가면 바이어스 전류 오차
전류 감지 션트1 m ~ 1 Ω전압 강하와 발열
풀업 (I2C)1 k ~ 10 kΩ상승 시간과 소비 전류
직렬 종단20 ~ 50 ΩZ0−ZoutZ_0 - Z_{out}

이 범위를 벗어나려면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유가 있으면 벗어나도 됩니다 — 예를 들어 TIA 의 RfR_f 는 1 MΩ 이 흔하고, 그건 신호가 nA 라서입니다.

커패시터를 먼저 정할 때도 있습니다

RCRC 곱이 정해졌을 때 어느 쪽을 먼저 고르는가. 구할 수 있는 값의 촘촘함이 정합니다.

값의 촘촘함정밀도결론
저항E96 (1% 간격)±0.1% 까지 쉬움나중에 정해 미세 조정
커패시터E6 정도 (20% 간격)±5% 도 비쌈먼저 정해 고정

핵심: 커패시터를 먼저 고르고 저항으로 맞춥니다. 거꾸로 하면 “이 저항에 맞는 커패시터가 없습니다”가 됩니다.


4단계 — 반올림하면 무엇이 깨지는가

E 계열E 계열 E-series저항·커패시터가 실제로 팔리는 값의 목록으로, 계산으로 나온 값은 반드시 여기로 반올림해야 합니다.자세히 보기 →로 반올림하면 값이 최대 ±2%(E24) 어긋납니다. 그 어긋남이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합니다.

어긋나도 되는 곳왜 괜찮은가
이득교정으로 흡수 — 소프트웨어가 곱하면 됩니다
필터 fcf_c여유를 두고 잡았으므로
풀업넓은 범위가 다 동작
히스테리시스 폭잡음보다 크기만 하면 됨
어긋나면 안 되는 곳무슨 일이 나는가
차동 증폭기의 저항 비CMRR동상신호 제거비 CMRR두 입력에 똑같이 들어온 간섭을 얼마나 지워 내는지를 나타내며, 차동 측정의 값어치가 여기서 나옵니다.자세히 보기 →이 직접 무너집니다
기준전압 분압측정 전체가 그만큼 틀립니다
전류 감지 션트전류가 그만큼 틀립니다
브리지의 대칭오프셋이 신호를 덮습니다
CMRR 이 저항 오차에 얼마나 민감한가

차동 증폭기 네 저항이 ϵ\epsilon 만큼 어긋나면

CMRR≈1+R2/R14ϵ\mathrm{CMRR} \approx \frac{1+R_2/R_1}{4\epsilon}
기호
epsilon유전율permittivityF/m
CMRR동상 신호 제거비common-mode rejection ratiodB
R_11번 저항resistance 1Ω
R_22번 저항resistance 2Ω
저항 오차이득 10 에서 CMRR
1% (E24)11/0.04=27511/0.04 = 275 → 48.8 dB
0.1%2750 → 68.8 dB
0.01%27500 → 88.8 dB

1% 저항으로는 49 dB 밖에 안 나옵니다. 60 Hz 간섭이 100 mV 인데 신호가 50 µV 라면 49 dB 로는 간섭이 350 µV 남아 신호의 7배입니다.

그래서 계측 증폭기는 IC 로 삽니다 — 같은 칩 위의 저항은 레이저 트리밍으로 0.01% 까지 맞춰져 있고, 온도가 변해도 같이 변합니다. 개별 저항으로는 못 따라갑니다.


★ 한 값을 바꾸면 어디가 따라 움직이는가

값 하나가 여러 곳에 걸쳐 있습니다. 바꾸기 전에 이 표를 봅니다.

바꾼 것같이 움직이는 것
귀환 저항 RfR_f ↑이득↑ · 잡음↑ · 기생 용량과의 극점↓ · 루프 이득루프 이득 loop gain신호가 귀환 루프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왔을 때의 배율로, 왜곡·임피던스·오차가 모두 이 값으로 나눠집니다.T=AβT = A\beta자세히 보기 →↓
RgR_g ↓이득↑ · 잡음 이득잡음 이득 noise gain신호가 아니라 OP앰프 자신의 오차와 잡음이 받는 이득으로, 안정성 판정도 이 값으로 합니다.GN=1+RfRgG_N = 1 + \frac{R_f}{R_g}자세히 보기 →↑ · OP앰프 출력 전류↑
필터 RR ↑fcf_c↓ · 잡음↑ · 뒷단 로딩↑ · 바이어스 전류 오차↑
필터 CC ↑fcf_c↓ · 앞단 용량성 부하↑ (발진 위험)
분압 저항 ↓로딩 개선 · 소비 전류↑ · 신호원 부담↑
션트 ↑감도↑ · 전압 강하↑ · 발열↑ · 공통모드 범위↓

⚠️ “이득이 조금 모자라니 RfR_f 를 올리자”가 대역폭과 안정성을 같이 건드립니다. 이득만 보고 바꾸면 발진하는 회로가 됩니다.


계산 예제 — 이득 100 증폭기의 값을 끝까지 정한다

사양: 신호 5 mVpp, ADC 풀스케일 ±2.5 V, 대역 10 kHz, 입력환산잡음 2 µVrms 이하, 소비 전류 채널당 1 mA 이하.

2단계 — 비

필요 이득=5 Vpp×0.85 mVpp=800\text{필요 이득} = \frac{5\ \text{V}_{pp} \times 0.8}{5\ \text{mV}_{pp}} = 800

여유를 두어 이득 500, 두 단으로 나눕니다 (한 단에 몰면 GBW이득대역폭곱 gain-bandwidth productOP앰프가 낼 수 있는 이득과 대역폭의 곱은 일정하므로, 이득을 키우면 대역이 그만큼 줄어듭니다.f−3dB=GBWGNf_{-3\mathrm{dB}} = \frac{\mathrm{GBW}}{G_N}자세히 보기 →가 모자랍니다): 1단 ×25, 2단 ×20.

3단계 — 절대값

1단의 Rf/Rg=24R_f/R_g = 24. 후보를 잡음으로 거릅니다.

조합RfR_f 열잡음10 kHz 대역 잡음판정
240 Ω / 10 kΩ12.9 nV/√Hz1.29 µV전류 큼
1 k / 24 kΩ19.9 nV/√Hz1.99 µV경계
4.7 k / 113 kΩ43 nV/√Hz4.3 µV초과

RgR_g 는 잡음 이득으로 나눠지므로 실제 기여는 더 작지만, 보수적으로 보면 1 k/24 k 가 상한입니다.

⚠️ 그런데 여기에 OP앰프 자신의 잡음이 더해집니다. 소자가 8 nV/√Hz 면 19.92+82=21.4\sqrt{19.9^2 + 8^2} = 21.4 nV/√Hz → 2.14 µV — 초과합니다.

→ 240 Ω / 5.76 kΩ 로 내립니다. 열잡음 6.3 nV/√Hz, 합쳐서 6.32+82=10.2\sqrt{6.3^2+8^2} = 10.2 nV/√Hz → 1.02 µV. 통과.

전류 확인: 출력 2.5 V 일 때 귀환 경로 전류 =2.5/6000=417= 2.5/6000 = 417 µA. 1 mA 예산 안입니다. 통과.

4단계 — E 계열

Rf/Rg=24R_f/R_g = 24 를 E96 으로: 5.76 k / 240 = 24.0 — 정확히 맞습니다. (E96 에 5.76 k 와 240 이 둘 다 있습니다.)

5단계 — 정격

240 Ω 에 흐르는 전류 417 µA → P=I2R=42P = I^2R = 42 µW. 0402(63 mW)로 충분. 온도계수는 이득이 교정으로 흡수되므로 100 ppm/°C 면 됩니다.

결론: RgR_g = 240 Ω, RfR_f = 5.76 kΩ (E96, 1%, 0402).

잡음이 값을 정했습니다. 이득은 비만 정했고, 절대값은 처음부터 끝까지 잡음 예산이 끌고 갔습니다. 이것이 측정 회로의 전형입니다.


시뮬레이션으로 확인

이득단의 값 고르기 회로도VS5mVR1240ΩRgVP5VVN-5VR25.76kΩRfU1OPA140VCCVCCVEEVEEINFBOUTGND
이득단의 값 고르기워크벤치에서 열기 →
# examples/18-design/gain-stage-values.yaml
meta:
  name: 이득단의 값 고르기
  lesson: docs/18-design/01-choosing-values.md
  note: R1/R2 를 240/5.76k 와 4.7k/113k 로 바꿔 가며 잡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본다
components:
  - {ref: VP, type: vdc, value: 5}
  - {ref: VN, type: vdc, value: -5}
  - {ref: VS, type: vac, value: 5m}
  - {ref: R1, type: r, value: 240, label: Rg}
  - {ref: R2, type: r, value: 5.76k, label: Rf}
  - {ref: U1, type: opamp, model: OPA140}
nets:
  VCC: [VP.p, U1.'v+']
  VEE: [VN.p, U1.'v-']
  IN: [VS.p, U1.'in+']
  FB: [U1.'in-', R1.1, R2.1]
  OUT: [U1.out, R2.2]
  GND: [VP.n, VN.n, VS.n, R1.2]
analyses:
  - {type: ac, sweep: dec, points: 20, fstart: 1, fstop: 1MEG}
  - {type: noise, out: OUT, source: VS, sweep: dec, points: 10, fstart: 1, fstop: 100k}
expect:
  - {measure: gain_db, node: OUT, at: 1k, analysis: ac, value: 27.6, tol: 1}

R1·R2 를 4.7 k / 113 k 로 바꾸면 이득은 같은데 잡음만 커집니다. 비가 같아도 다른 회로라는 것이 여기서 눈에 보입니다.


⚖️ 트레이드오프 — 값을 정하는 방식 자체

방식✅⚠️
잡음부터 (측정 회로)목표를 확실히 맞춤전류를 많이 씀
전류부터 (배터리)전력 예산 안에 듦잡음이 커져 분해능을 잃음
관례값 쓰기 (10 k)빠름왜 그 값인지 모름 — 안 맞을 때 손댈 곳을 모릅니다
시뮬로 훑기실수 없음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감이 안 생김

🔌 실제 쓰임새

  • BOM 을 줄일 때 — 같은 값을 여러 자리에 쓰면 부품 종류가 줍니다. 위 “어긋나도 되는 곳” 표가 어디를 통일해도 되는지 알려 줍니다
  • 리뷰할 때 — 귀환 저항이 1 M 이면 왜 그런지 물어봅니다. 이유가 있으면 괜찮고, 없으면 잡음과 대역이 새고 있습니다
  • 값을 바꿔 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 “같이 움직이는 것” 표를 먼저 봅니다

⚠️ 이상과 실제의 차이

이상실제
1% 저항은 1%온도계수·경년·자기발열이 더해집니다
커패시터는 표기값세라믹은 DC 바이어스DC 바이어스 특성 DC bias derating세라믹 커패시터는 전압을 걸면 용량이 줄어들어, 표기값의 절반도 안 남는 일이 흔합니다.자세히 보기 →로 절반이 되기도 합니다
E96 이면 다 구할 수 있다흔한 값만 재고가 있습니다. 발주 전에 확인
저항은 저항1 MΩ 이상은 기생 용량과 표면 누설이 지배합니다

연습문제

문제 1. RCRC = 100 µs 인 필터를 만듭니다. 신호원 임피던스가 1 kΩ 이고 뒷단은 OP앰프(입력 전류 1 pA)입니다. RR 과 CC 를 고르세요.

exercises/18-01-rc-choice.yaml
풀이

커패시터를 먼저. E6 에서 고르기 쉬운 것: 1 nF, 10 nF, 100 nF.

CC필요한 RR판정
1 nF100 kΩ잡음 40 nV/√Hz, 바이어스 오차 100 nV
10 nF10 kΩ잡음 12.8 nV/√Hz, 바이어스 오차 10 nV
100 nF1 kΩ잡음 4 nV/√Hz, 그런데 신호원과 같은 크기

10 nF / 10 kΩ. 100 nF 쪽은 RR 이 신호원 임피던스(1 kΩ)와 같은 크기라 신호원 저항이 RR 에 그대로 더해집니다 — 실제 RCRC 가 200 µs 가 되어 차단주파수가 796 Hz, 설계값의 절반으로 내려앉습니다. 1 nF 쪽은 잡음이 커집니다.

뒷단이 고임피던스(OP앰프 입력)라 직류 분압은 생기지 않습니다 — 커패시터가 직류를 막아 신호원 저항에 전류가 안 흐르기 때문입니다. 어긋나는 것은 이득이 아니라 차단주파수 입니다. 10 nF 쪽도 1.59 kHz 가 아니라 1.45 kHz 입니다.

RR = 10 kΩ 은 E24 에 있고, CC = 10 nF 는 C0G 로 5% 를 구할 수 있습니다. fc=1/(2π×10−4)=1.59f_c = 1/(2\pi \times 10^{-4}) = 1.59 kHz.

문제 2. 차동 증폭기를 1% 저항으로 만들었더니 CMRR 이 46 dB 였습니다. 60 dB 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합니까?

exercises/18-01-cmrr-tolerance.yaml
풀이 CMRR∝1ϵ⇒14 dB=5배⇒ϵ≤0.2%\mathrm{CMRR} \propto \frac{1}{\epsilon} \quad\Rightarrow\quad 14\ \text{dB} = 5\text{배} \Rightarrow \epsilon \le 0.2\%
기호
epsilon유전율permittivityF/m
CMRR동상 신호 제거비common-mode rejection ratiodB

선택지 셋:

  1. 0.1% 저항 — 66 dB. 개당 수백 원, 그런데 온도계수가 서로 다르면 온도가 변할 때 다시 어긋납니다
  2. 저항 네트워크 (같은 패키지에 4개) — 절대값은 1% 여도 비가 0.05% 이고 온도계수가 같이 움직입니다. 이게 정답에 가깝습니다
  3. 계측 증폭기 IC — 트리밍된 저항 + 버퍼 입력. 90 dB 이상. 7-03

측정 회로라면 3번입니다. 개별 저항으로 CMRR 을 맞추려는 것은 거의 언제나 지는 싸움입니다.

문제 3. 이득이 5% 모자라서 RfR_f 를 5% 올렸습니다. 무엇을 같이 확인해야 합니까?

exercises/18-01-gain-tweak.yaml
풀이

넷을 봅니다.

  1. 잡음 — RfR_f 열잡음이 1.05=2.5%\sqrt{1.05} = 2.5\% 늘어납니다. 예산이 빡빡했으면 넘칠 수 있습니다
  2. 대역폭 — 잡음 이득이 5% 올라 f−3dB=GBW/GNf_{-3\mathrm{dB}} = \mathrm{GBW}/G_N 이 5% 줄어듭니다
  3. 기생 극점 — RfR_f 와 병렬 기생 용량(0.5 pF)이 만드는 극점이 5% 내려옵니다. f0dBf_{0\mathrm{dB}} 에 가까웠으면 위상 여유가 깎입니다
  4. OP앰프 출력 전류 — RgR_g 를 안 건드렸으면 오히려 줄어듭니다 (괜찮음)

애초에 이득을 저항으로 맞추려 한 것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득 오차는 교정으로 흡수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 위 “어긋나도 되는 곳” 표의 첫 줄이 그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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